회사 동료들이 야구하는 얘기를 듣고 나도 한번 해볼까 싶어서 팀에 가입했는데, 막상 가보니까 벤치에만 앉아있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같은 회비 내고 주말에 시간 빼서 나왔는데 한 타석도 못 서고 돌아가면 정말 허무하고 기분도 안 좋습니다. 저도 15년간 사회인야구를 하면서 초반 2-3년은 그냥 후보로만 뛰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 이게 맞나 싶었고 야구가 저한테 안 맞는 건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팀에서 기회를 못 받는 이유
사회인야구 팀에 처음 들어가면 바로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좀 다릅니다. 원래 야구를 잘했거나 학창시절 학교야구부 출신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경기에 많이 나가기는 어렵습니다.
사회인야구 리그는 생각보다 경쟁이 치열합니다. 팀마다 다르지만 보통 한 시즌에 10경기에서 20경기 정도를 치르는데, 각 팀은 승리를 목표로 움직입니다. 여기서 '규정타석'이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이는 정규 출전 선수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최소 타석 수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일정 횟수 이상 타석에 들어서야 공식 기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제 경험상 초보 선수들은 한 경기당 1-2타석 정도밖에 기회를 못 받습니다. 시즌 회비로 20만원에서 40만원 정도 내고, 유니폼 맞추고 장비 사고, 매주 2-3시간씩 시간 내서 나가는데 정작 경기는 거의 못 뛰는 겁니다. 더 답답한 건 팀 연습 때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 이미 주전으로 굳어진 선수들 위주로 훈련이 진행되다 보니 신입이나 후보 선수들은 제대로 된 연습 기회조차 얻기 힘듭니다.
프로야구팀도 시즌 중에는 개별 선수의 기량 향상에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출처: KBO 한국야구위원회). 하물며 주말에만 모이는 사회인야구팀은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팀 차원에서 초보 선수 한 명 한 명의 실력을 끌어올려 줄 시스템도 여유도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몇 달 만에 야구를 그만두게 됩니다. 돈은 돈대로 들어가고 시간은 시간대로 쓰는데 실제로 뛰는 건 거의 없으니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팀에 들어가면 최소한 절반은 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개인레슨이 답인 이유
그래서 제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방법이 바로 개인레슨입니다. 팀에 섣불리 가입하기 전에 최소 1 ~ 3개월 정도는 개인레슨을 받아보는 게 좋습니다. 아니면, 팀에 가입한 이후라도 받아보는게 좋습니다.
개인레슨을 받으러 갈 때 꼭 준비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바로 글러브와 배팅장갑입니다. 글러브는 10만원에서 20만원대 중고로 구매하시길 권합니다. 처음부터 비싼 글러브를 살 필요는 없습니다. 중고나라나 번개장터 같은 곳에서 상태 좋은 걸로 하나 구하면 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중고라고 해도 관리만 잘 되어 있으면 새 제품이랑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개인레슨의 가장 큰 장점은 나한테만 집중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타격 메커니즘(batting mechanism)을 제대로 익힐 수 있습니다. 여기서 타격 메커니즘이란 공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한 몸의 움직임과 배트 스윙의 연결 동작을 의미합니다. 이게 제대로 안 잡혀 있으면 아무리 연습해도 실전에서 공을 못 맞춥니다.
레슨을 몇 개월 받다 보면 확실히 감이 오기 시작합니다. 투구 궤적을 읽는 능력도 생기고, 스윙 타이밍도 맞춰지고, 수비 위치에서의 기본 자세도 익숙해집니다. 이 정도 되면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 고민하게 되는 게 팀 가입이냐 용병이냐 하는 선택입니다. 용병이란 정식 팀원은 아니지만 필요할 때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를 뜻합니다. 일부 사회인야구팀에서는 경기 당일 선수가 부족할 때 용병을 쓰기도 합니다(출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 경험상 처음엔 용병으로 몇 경기 뛰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용병으로 뛰면서 내가 실전에서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가늠해보고, 그 다음에 정식으로 팀에 가입하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용병 경기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면 팀에서 먼저 러브콜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레슨 없이 바로 팀부터 가입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팀에서 개인 실력을 키워준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써보니 레슨을 받고 팀에 들어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경기 적응 속도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레슨으로 기본기를 다진다
- 몇 개월 후 용병으로 실전 경험을 쌓는다
-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으면 정식 팀에 가입한다
이 순서대로 가면 벤치만 달구는 후보 생활을 훨씬 줄일 수 있습니다. 돈과 시간을 아끼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사회인야구는 분명히 재미있는 운동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시작하면 금방 흥미를 잃고 그만두게 됩니다. 벤치에만 앉아있는 게 싫어서 야구를 포기하기 전에, 일단 개인레슨을 통해 스스로의 기량을 끌어올려 보시길 권합니다. 그게 야구를 오래, 그리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