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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야구 보크 (종류, 판정기준, 실수방지)

by bdoninfo 2026. 4. 26.

솔직히 프로야구 중계를 보다가 심판이 보크를 선언해도 왜 보크인지 바로 이해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해설위원이 이유를 설명해줘도 "그게 왜 잘못된 거지?" 싶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요. 투수도 아닌 제가 보크를 공부하게 된 건 순전히 팀 경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팀 투수가 연달아 보크를 범하는 걸 보면서, 그리고 상대 투수의 보크성 동작을 놓쳐버린 경험을 하면서 이건 팀 전체가 알아야 하는 규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크의 종류와 판정기준 — 13가지를 다 외울 필요는 없지만

야구 규칙상 보크(Balk)는 총 13가지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보크란 투수가 주자를 속이거나 불법 동작을 할 때 심판이 선언하는 규정 위반으로, 선언 즉시 루상의 모든 주자가 자동으로 한 베이스씩 진루하게 됩니다. 노아웃 만루에서 보크가 나오면 3루 주자가 자동 홈인해서 1점을 내주는 치명적인 상황이 됩니다.

 

13가지를 처음 접하면 압도되는 느낌이 드는데, 사회인야구에서 실제로 자주 나오는 유형은 사실 크게 다섯 가지 정도로 좁혀집니다.

  • 세트 포지션(Set Position)에서 완전 정지 없이 바로 투구하는 경우. 세트 포지션이란 투수가 주자를 견제하기 위해 양손을 몸 앞에 모아 정지한 자세를 말하는데, 이 정지 동작이 눈에 띄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크 선언을 받습니다.
  • 오른손 투수가 오른발(축발)을 플레이트에서 빼지 않고 1루로 견제구를 던지는 경우. 여기서 축발이란 투수판을 밟고 있는 발을 뜻하며, 반드시 이 발이 먼저 뒤로 빠진 뒤 송구 동작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 투구 동작을 시작했다가 중간에 멈추는 경우. 타자가 타임을 요청하는 제스처를 취해도 심판이 타임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투수가 멈출 수 없습니다.
  • 왼손 투수가 1루 견제 시 왼발 방향이 홈과 1루 사이 중간 어딘가로 애매하게 향하는 경우.
  • 세트 포지션에서 한 번 손을 분리했다가 다시 합치는 경우.

 

야구 규칙서 공식 규정에 따르면 보크 판정의 핵심 원리는 투수가 타자와 주자 모두를 정직하게 상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출처: KBO 야구 규칙). 어느 한쪽을 속이는 동작이나 불완전한 동작 모두 보크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주자가 없을 때는 동일한 동작이 나와도 보크가 아닌 불규칙 투구(Illegal Pitch)로 처리되어 볼 하나로 끝납니다. 불규칙 투구란 보크와 같은 동작이지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발생했을 때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실제 경기에서 주자가 없을 때 느슨하게 투구하다가 주자가 나오고 나서도 같은 습관이 나오면 바로 보크가 되는 경우를 몇 번 목격했습니다.

 

실수방지 — 알고 있다는 것과 몸에 익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

제가 직접 팀원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건, 보크를 범하는 투수 대부분이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세트 포지션에서 정지해야 한다는 건 다들 압니다. 그런데 실제 경기에서 긴장이 올라가고 빠르게 투구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면 그 정지 동작이 0.1초도 안 되게 줄어들어 버립니다. 심판 입장에서는 정지로 인정이 안 되는 것이고, 경기 중 갑자기 보크 선언이 떨어지면 당사자인 투수는 당황해서 이후 투구 리듬까지 완전히 무너지는 걸 자주 봤습니다.

 

와인드업 포지션(Windup Position)도 마찬가지입니다. 와인드업 포지션이란 주자가 없을 때 주로 사용하는 투구 자세로, 크게 팔을 올려 투구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자세에서 투구 동작을 시작한 뒤 중간에 멈추면 역시 보크입니다. 팀 경기 중에 타자가 갑자기 타임을 외치자 투수가 반사적으로 동작을 멈춰버려서 보크를 당한 장면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보크를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루틴을 권합니다.

  1. 세트 포지션에서 손을 모은 뒤 속으로 "하나"를 셀 정도의 정지 동작을 습관화한다. 짧더라도 눈에 보이는 정지가 있어야 합니다.
  2. 1루 견제 연습 시 팀원에게 옆에서 지켜봐 달라고 하고, 오른발이 먼저 뒤로 빠지는지 매번 확인받는다.
  3. 어떤 상황에서도 투구 동작을 시작하면 무조건 완료한다. 타자나 주자의 돌발 행동에 임의로 반응하지 않는다.

 

사회인야구 심판 운영 기준을 보면 일부 리그에서는 첫 번째 보크성 동작에 구두 경고를 주고 두 번째부터 보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출처: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하지만 경고를 받는다고 해도 그 자리에서 정확히 어떤 동작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면 같은 실수가 반복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정말 맞는 말입니다. 팀원이 경고를 받고도 "내가 뭘 잘못했지?" 하는 표정을 짓는 경우가 적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보크는 투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도 있습니다. 상대 투수가 보크성 동작을 반복하는데 우리 팀 코치진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어필 기회를 날린 경험이 있는데, 그게 생각보다 팀 전체에 적잖은 손해였습니다. 심판이 놓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코치진 수준에서는 보크 규정을 충분히 숙지해두는 것이 경기 운영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보크는 결국 잘못된 투구 습관이 고착화된 결과입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팀 전체가 보크 규정을 함께 복습하고, 연습 경기에서 투구 폼과 견제 동작을 꼼꼼히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세트 포지션 정지와 1루 견제 시 발 빼는 동작, 이 두 가지만 확실히 잡아도 사회인야구에서 발생하는 보크 중 절반 이상은 막을 수 있습니다. 다음 연습 때 팀 투수들과 함께 한 번씩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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