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 KBO리그가 통째로 멈췄다는 소식 보셨을 거예요. 관중이 경기장에서 의식을 잃고, 선수들도 그라운드 위에서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서 결국 리그 전체가 며칠간 중단됐어요. "야구는 여름 스포츠니까 더운 게 당연하지"라는 생각, 이제는 정말 재고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요. 오늘은 이번 폭염 사태를 계기로, 왜 대한민국 프로야구에 돔구장이 필요한지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지난 8월 5일과 6일, KBO는 1군과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했어요. 잠실 NC-두산전 관중석에서 남성 관람객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현장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 처치를 받았고, 경기는 약 9분간 중단됐어요. 경기 종료 직후에도 또 다른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어요. 그날 하루에만 관중 25명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호소했고, 이 중 2명은 중증으로 병원에 이송됐어요.
이게 일회성 사건이 아니었어요. KBO는 8월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7일부터 9일까지 예정된 경기 15개를 모두 추가로 취소했고, 결국 8월 5일부터 9일까지 닷새 동안 1군 경기가 아예 열리지 않는 초유의 '여름 방학'이 만들어졌어요. 이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경기는 총 30경기까지 늘었어요. 프로야구 출범 이후 시즌 중 리그가 통째로 멈춘 건 2021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5년 만이었어요.
KBO도 손 놓고 있었던 건 아니에요. 기상청이 새로 만든 최고 단계 특보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에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세칙을 만들었고, 3회와 7회 종료 후 이닝 교대 시간을 4분으로 늘리는 '쿨링 브레이크'도 도입했어요. 그늘막, 쿨링포그, 음수시설, 냉풍기 같은 폭염 저감시설도 확대하고 의료인력도 추가 배치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 모든 대책의 공통점이 뭔지 아세요? 전부 '더위를 어떻게 견딜지'에 대한 대책이지, '더위 자체를 없애는' 대책은 아니라는 거예요. 아무리 쿨링포그를 뿌리고 그늘막을 쳐도, 야외 경기장인 이상 체감온도 38도, 39도의 폭염 앞에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요. 결국 경기를 취소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여기서 돔구장 이야기가 나와요. 현재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우천취소라는 단어가 아예 적용되지 않는 경기장이에요. 여름 혹서기에도 에어컨이 돌아가는 실내 환경 덕분에 다른 야외 구장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어요.
생각해보세요. 이번처럼 관중이 쓰러지고 리그가 통째로 멈추는 사태, 돔구장이었다면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에요. 폭염중대경보가 아무리 발효돼도 실내 온도는 일정하게 유지되니까요. 우천취소도, 폭염취소도 없는 경기장이라는 건 단순히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라,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거예요.
희소식은, 이미 국내에서도 돔구장 확대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에요. SSG의 새 홈구장이 될 청라 돔 야구장이 현재 건축 중이고, 잠실운동장 자리에도 돔구장 신축이 계획되어 있어요. 잠실 돔구장은 스포츠·전시·컨벤션·공연이 어우러진 글로벌 스포츠·MICE 거점으로 조성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어요.
다만 아쉬운 점도 있어요. 미국과 일본에서 새로 짓는 돔 야구장 대부분이 필요에 따라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식으로 지어지거나 계획 중인데, 국내 신축 돔구장 계획들이 이런 세계적 흐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요. 완전 밀폐형 돔인 고척스카이돔의 여러 아쉬운 점(외야석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 콘서트 등 다목적 활용 시 수용 인원이 제한되는 점 등)이 이미 지적된 전례가 있는 만큼, 새로 짓는 구장들은 이런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물론 돔구장이 만능은 아니에요. 건설 비용이 일반 야외 구장보다 훨씬 크고, 완공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려요. 지방 구단의 경우 예산 문제로 돔구장 전환이 더 어려운 현실적 제약도 있고요. 또 일각에서는 "야구는 원래 자연 속에서 즐기는 스포츠"라는 정서적 가치를 지키자는 의견도 있어요. 실제로 개방형 야구장 특유의 하늘과 바람을 느끼며 관람하는 경험을 선호하는 팬들도 적지 않아요.
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걸린 문제 앞에서는, 그런 정서적 가치보다 우선해야 할 게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처럼 관중이 실신하고 리그 전체가 멈추는 일이 매년 여름 반복된다면, 그건 야구의 낭만이 아니라 그냥 위험한 이벤트가 되어버리는 거니까요.
이번 폭염 사태는 단순히 "올여름이 유독 더웠다"는 걸로 넘길 문제가 아니에요. 기후 변화로 폭염이 매년 더 심해지는 추세인 만큼, 돔구장은 이제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선수와 팬 모두의 안전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어요. 청라와 잠실의 돔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더 많은 구장이 이 흐름에 동참하길 바라봅니다.
| 프로야구 계약형태 용어정리, 헷갈리는 용어 한 번에 이해하기 (0) | 2026.08.29 |
|---|---|
| KBO FA 등급 기준 완벽정리, 이것만 알면 끝! (0) | 2026.08.24 |
| 돔야구장의 종류와 장단점, 개폐식 vs 고정식 완벽 비교 (1) | 2026.08.01 |
| 2026년 한국프로야구 경기취소조건 총정리 (0) | 2026.08.01 |
| 야구의 더블플레이 (병살 종류, 팀플레이, 사회인야구) (1) | 2026.07.12 |